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일에 대한 생각은 밤, 낮 구분 없이 24시간 365일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자영업, 자기사업 하는 사람들의 숙명 같은 것이다.
회사원 시절에는 어떻게든 퇴근 후에는
업무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했지만
자영업자가 되고나니 잘 되지 않는다.
그 생각의 흐름은 주로
첫 번째는 매출 걱정
두 번째는 새로운 아이디어
세 번째는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
네 번째는 개선방안 쥐어짜기
다섯 번째.... 무한반복...
기타 생각으로는 남의 사업에 대한 궁금증
'저기 매출 얼마나 나올까? 마진율 얼마일까?'
동네 슈퍼, 식당 할 것 없이 궁금하다.
...
재작년쯤인가
식당에서 설거지 알바라도 할까?
싶은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모아둔 돈이 거의 바닥나고
매출이 별로 올라오지 않아서
다음 스텝으로 생계를 걱정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무한 생각의 고리에서 허우적 대고 있던 때였다.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쳐 올라왔다.
밭에서 풀 뽑는 일이라도, 호미질이라도 하고 싶었다.
뇌가 쉬고 싶다는 신호를 처음 감지했던 때였다.
일은 매일 손에 붙잡고 밤, 낮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핸드폰으로 참고자료를 무한정 찾아보았고
홍보수단에 대한 압박으로 매일 SNS를 들여다보던 시기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거부감이 몰려왔다.
...
직장인은 출근, 퇴근이라는 경계선이 있지만
자영업자는 스스로 선을 그어주어야만 하는 걸 몰랐다.
나는 정도를 몰랐다.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을 몰랐다.
사람은 멍을 때려야 뇌가 쉰다고 한다.
나는 이제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부업 겸 하던 수세미 뜨개질을 할 때도 유튜브를 켜놓고 보거나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 귀와 뇌는 쉴 수 있게 움직이는 손에만 집중한다.
파쇄 문서를 골라서 버릴 때도
개인정보만 가위로 슥슥 잘라서 모으고
파쇄기를 돌리는 일도
누가 보면 쓸데없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뇌를 쉬게 하고 손만 움직이는 놀이시간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유치원생들이 색종이를 가위로 오리는 그런 놀이 같은 거다.)
누구나 잘 알지만 나는 알지 못했던 진리
단순노동의 필요,
삶의 여백이 필요한 이유는
(머리를) 비워야지만 새로(운 생각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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